요트잡담

OK딩기 마스트스텝의 의도적 규정위반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7. 6. 13. 00:49

 

내가 만들고 있는 OK딩기에는

2가지의 클래스룰(class rule)규정위반 사항이 있다.

나도 OK크래스룰을 알고는 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의도적으로 위반한 것이다. 

 

1.마스트스텝(mast step)구조의 규정위반....1985년 단국대 요트부의 비극.

 

OK딩기 클라스룰상의 마스트 스텝과 덱크관통구조는 상당히 구시대적이고

위험의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3 격벽에서 선수끝까지의 내부공간에는 덱크의 마스트관통구를 통하여

얼마든지 물이 침투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장시간 캡사이즈가 된 경우에 침수량이 늘어나면서 완전침몰에 까지 이르게 된다.

(물론 목조정이니 자체부력이 있어서 완전침몰은 안되지만..)

 

실제로 1985년 전국요트대회에서 단국대 요트부의 OK딩기(FRP제)가

이 구역의 침수로 인하여 영원히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을

나는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나는 그 때, 막 2학년으로 진급하여 스키퍼(skipper)를 아직 잡지도 못하고 있었고,

(우리 학교의 요트부는 1학년 노예에게 틸러를 잡는 영광은 주지 않는다 ㅠ)

배 척수가 부족하여 경기에 나갈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에

경기운영요원으로 해경정에 동승하여 참관이나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학번의 단국대 요트부원은 (부럽게도)스키퍼로 경기에 나가고 있었다.

 

시합날은 거의 폭풍주의보 수준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부산바다의 쎈 바람과 높은 파도에 익숙하지 못했던 단국대의 OK딩기 스키퍼가

장시간 캡사이즈(capsize)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침수가 되어

우리가 탄 해경정에 경기포기 및 구조요청을 하면서 예인을 하게 되었다.

요트에 도착해 보니 이미 덱크까지 물에 잠겨 침몰 일보직전이었다.

로프를 던져 선수에 줄을 연결하고, 스키퍼는 해경정으로 옮겨 탔다.

요트는 선수코만 수면으로 내 놓고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는데

잘만하면 항구까지 예인이 가능할거 같기도 했다. 

그런데 해경정은 엔진파워가 보통이 아니라서 천천히 속력을 올리기가 어려웠다.

침수되어 물무게까지 합쳐 톤단위로 불어난 OK딩기의 중량을 갑자기 로프로 확 당기니

선수의 덱크피팅이 뜯겨져 나가면서 요트선체엔 더 큰 구멍이 생겨버렸다.

요트는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앉아 가는데

단국대 요트맨은 비장한 얼굴로 다시 자신의 요트로 뛰어들 태세였다. 

정장이 말리자 그는 정장에게 급히 부탁했다.

"잠시 내려가서 피팅 몇 개라도 뜯어오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단호한 정장의 말에 그는 결국 선체를 포기했지만

배를 잃은 스키퍼의 슬픈 표정은 내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요트맨으로 살면서 자신의 배를 수장(水葬)시켜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세월이 지났지만, 그의 불운에 위로를 보내고

배를 지키고자 했던 그의 투지를 높이 사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 만드는 OK딩기에는 레이저급(Laser class)딩기의 마스트스텝구조를 채용했다.

OK딩기가 전국요트대회의 정식 경기종목에서 퇴출된지 오래이니(1985년이 마지막 대회였고, 

선배 최상집兄이 OK급에서 우승했다)

굳이 클라스룰에 맞게 제작해야 할 이유도 없다.

안전우선으로 맘 편하게 개조했다.

레이저급 마스트스텝은  튜브 안에 마스트를 꽂는 구조이므로

덱크 안쪽으로 한방울의 물도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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