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Woodenboats 12

작은 강에 세일링 딩기를 띄우다

공장 앞에는 낙동강의 지류가 있는데(맥도강) 공장 이사를 한 후, 거의 6개월만에 처음으로 강에 배를 띄웠다. 만든지 3년이나 지난 마리솔(marisol)딩기.. 우리의 무심한 일상적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썩다 썩다 아주 발효가 되어 흘러간 과거가 현재와 늘 뒤섞여 있다. 세일링과 패들링이 편하다고 강가로 이사해 놓고선 6개월간 물 위에 나간 적이 없고,, 물 위로 나간다는게 만든지 3년이나 지난 딩기다(그것도 첫 세일링 진수식). 허긴, 만든지 5년이나 지난 세일링 딩기가 아직 진수식도 못한것도 있다. 살아가다 보니 자연히 내 곁에 생겨난 것들을 어쩌겠는가? 오늘처럼 바람 좋은 날 훌쩍 물위로 떠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으니 만드는 과정의 힘겨움과, 몇 년간의 보관의 번거로움도 물 위에 뜬 순간만큼은 ..

아란섬 사람들(Man of Aran), 그리고 골웨이 후커 (Galway Hooker) 보트

내고향 경남 남해도는 '두엄배'의 전설이 아직 남아있는 곳이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먼 부산의 어시장에 내다 팔고,, 돌아올때는 시장 부근의 쓰레기장에서 채소 시레기 등등, 논밭에 두엄이 될만한 것들을 빈배에 가득 싣고 귀항했다. 부족한 평지, 척박하고 잔돌이 많은 토질의 섬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개척해온 남해사람들의 상징이 되어버린 '두엄배'...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 두엄배를 타셨으니 그리 오래지않은 시절의 풍경이다. 영국 아일랜드 지방과 관련된 영화를 보노라면 그들의 삶의 밀도나 정서가 내가 자란 고향과 비슷해서.. 묘하게 끌렸다. Robert Flaherty의 Man of Aran도 마찬가지다. 나무도 흙도 없는 암반으로 이루어진 아일랜드 골웨이 만(灣)의 아란섬. 거대한 파도가 끊임없이 부서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