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Woodenboats

Peregrin 18...pulling boat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8. 8. 3. 00:36

 

원양실습 항해중의 구명정 선착순 기합은 상당히 고된편이었다.

아비통 나무로 만들어진 무거운 노는 노걸이와 밸런싱 포인트가 제대로 맞지도 않고,

튼튼하되 무거운 선체는 어찌 그리도 저항이 큰지...선착순 시작 후 몇분도 지나지않아

팔은 떨어지는듯 아파오고,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배는 땡겨오고 하늘이 노래졌다.

그래서 나는 노젓기에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는 않다.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을 보면

함상반란으로 캡틴 블라이(William Bligh)는 승조원 19명과 함께 작은 보트(상륙용 보트이며,

길이 7미터, 폭 2미터, 깊이 85센티이고, 건현은 20센티미터 남짓 됨)에 태워져 타히티섬 근해에서 강제 추방된다.

그 후 그들은  티모르섬까지의 3600 마일(NM)을 41일만에 주파하여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다.

1일 항정  88마일, 평균 4 노트(Knot)다.

영화속에선 블라이 함장의 엄혹한 강제에의해 승조원들은 쉼없이 죽어라고 노를 저어야 했던것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그 고된 노젓기를 모든것이 결핍된 상황에서 41일간이나 한시도 쉬지않고(물론 교대조를 편성하겠지만) 지속한다는것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것이기에 ...블라이 함장은 피도 눈물도없는  냉혹한 리더였을 거라는 세인들의 추측을 불러왔는지 모를일이다.

영화속에서처럼, 비록 블라이의 가혹한 노젓기 강제가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내가 보기엔 ....그들이 추방당했던 해역은 남동무역풍대(SE Trades)에 속해 있고,

바다의 상식에 맞게 그들은  남동~서 방향으로 뒷바람을 받으며 순항하는 항로를 취했다.

그들의 등뒤에서 받는 평균 10노트~20노트의 남동 무역풍은 무리한 노젓기 없이도  보트를 수월하게 밀어주었을 것이다.

응급 범장 (jury rig)이라도 세울수 있었더라면(영화속에선 쥬리리그를 세웠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더욱 수월하게

항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항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선속은 무역풍에의해 보장되고있었던 상황에서, 그의 노젓기 강제는 더 빠른 선속을

얻기위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위계질서유지와 명령및 통제체제를 유지하기위한 목적이  더 컸다고 할수있다.

(작은 보트안에 19명이나 바글거리고 있고,식량과 식수가 부족하고 생존가능성이 희박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질서마저 흐트러진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정글의 짐승처럼 돌변하여 자멸을 재촉했을 것이다.)

살아 돌아왔기에 그들은 지난 항해 동안의 불평불만을 쏟아놓을놓을수도 있었다. 산 자들만이 누리는 권리다.

 

생환 후 캡틴 블라이의 승조원들은  노젓기에대한 기억이 어떠할까?

일상에서 다시 즐겁고  유쾌하게 노젓기를 할수 있었을까?

아마 노를 다시는 손에 잡기가 싫어지고 쳐다 보기조차 싫어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노젓기가 싫어진 사람들을위한 노젓기 보트를 소개해야 쓰겄다.

이미 세일링을 배워버린 사람들에게 있어서.. 노젓기란 돌아가기 싫은 고난의 길 일 것이고,

화이트홀 류의 노젓기 보트는 웬지 무겁고, 너무 고답스러워 보인다.

선수부의 워터라인은 실팍하고(fine entry), 선미의 워터라인은 오목(hollow)한 고풍스러움은 좀 식상하지 않은가?

 

오직 노젓는 사람만을위한, 노 저어서 내는 스피드에만 충실한 보트가 여기 있다.

 

Peregrine 18 pulling boat ! (John Brooks가  설계)

이 보트에는 화이트홀류의 옛날식 fine entry와 hollow stern을 �아볼수 없다.

미국의 독립기념일날 열리는 노젓기 보트 경주에 출전하기위해 설계된 이 보트는 옛날식 감성이 아닌,

계산에의해 설계된 현대적 노젓기 보트다. 

4밀리 합판을 glued lapstrake공법으로하여 제작하며, 전장 18피트에 폭이 약  4피트인데도 불구하고

무게는 50kg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힘좋은 사람이 저으면 젓는만큼 나아갈 보트지만, 대신에 이런 계산된 보트는 계산의 범주를 벗어나는

조건인경우(예, 너무 무거운 적재하중이라든지, 파도가 choppy한 해역이라든지..등등) 성능은 급격히 떨어진다.

계산되지않은 조건까지도 수용하려면  차라리  화이트홀을 타는것이 좋을것이다.

 

현대의 요트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Herreshoff식의 할로우(hollow) 워터라인을 찿아보기 힘들듯,

앞으로의 로우잉 혹은 풀링보트에서도 화이트홀 보트와 같은 라인은 찿아보기 힘들것이다(클래식 애호 디자이너를 제외하고).

즉 Peregrene 18은 현대적 풀링보트 설계의 한가지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수있다.

내가 풀링보트를 한척 설계한다고해도 Peregrene 스타일을 따를것이다.

 

이런 추세로 나아가다보면, 노젓기 보트 경주에서도 레이팅 룰 (rating rule)이 적용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