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뭍에 산다,
그리고 가끔씩은 물에 나가고 싶어한다.
보트를 뭍에사는 사람의 일상공간속에 늘 가까이 두면서, 필요할때에는 언제든 간편하게 물에 띄울수 있는것이
소형보트의 장점이다.
그러나 10피트 이하의 딩기는 너무 작아서 아쉬움이 많다.
14피트 이상이 되면 그 길이와 덩치가 부담스럽게 된다.
11피트는??...그것은 김용수 회원(글 맨아래쪽 사진 참조)이 만든 Charles Wittholz 설계의 '11피트 딩기'를 타 보니
역시 11피트로도 뭔가 볼륨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짬짬이 시간나는대로 설계한것이 12.5피트 'SOYOYU Cat' 딩기이다.
장폭비가 거의 2:1에 가까운 매우 빵빵한 압축형 딩기이고(길이를 2~3피트 늘리는것도 가능),
배수량은 거의 500kg.... 20mm * 20mm의 참나무늑골에 삼목 외판을 입히는 Cat리그의 클래식 딩기이다.
장폭비와 배수량을 높게 잡아둔 이유는..내 주변의 지인들 중에서 스키퍼(skipper)를 할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몸은 하나인데, 태워줘야 할 사람은 많고..
어른 서넛은 한꺼번에 타고나갈 넉넉한 공간과 배수량이 필요했다.
이 '소요유 캣' 딩기에는 앞쪽에 작은 cuddy까지 있어서 남들이 러더를 잡는 동안,, 그 안으로
다리뻗고 누워서 낮잠을 자도 좋을것이다.
'소요유 캣'의 선저 rocker는 매우 큰 편이다.
클래식 캣 리그 목조딩기들은 거의 대부분이 선수의 forefoot에서 중앙부 미드쉽까지 직선화된 측면형상에다가 직립형 선수형상을 갖는데,
맞바람(풍상코스)에서의 그 역할과 효율은 인정하지만,내가 생각하는 캣 리그는...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캣 리그는 맞바람에서 풍상각(포인팅)을 중시하는건 별 의미 없다는 것이다.
클래식 캣 리그 목조딩기들의 깊고 직선화된 선수부 선저측면형상들은 풍하코스에서 아주 고약한 효과를 낸다.
캣 리그는 마스트가 선수부의 매우 앞쪽에 설치되는데,
클래식 딩기라서 대개 세일은 낮으면서 넓은 형상(아스팩트비가 낮다)이므로, 풍하에서 세일을 펼치면
배너머 저 멀리 풍압중심이 위치하여 짝힘모멘트(우력)가 현저하게 발생하게되고, 풍압은 선수부를 더욱 내리누르게 되는판에...
결정적으로 선수부의 선저마저 물속깊이 잠기는 선형이라면, 그곳을 지레축으로하는 요지부동의 고집스러운 배가 되면서
늘 브로칭(broaching)의 위험에 노출된다.
나의 '소요유 캣'설계의 가장 주요한 컨셉은 '풍하에서 순한 캣 리그 딩기'이다.
그래서 아주 현저한 선저 록커(rocker)를 주었다.
소싯적..해안선을 따라 딩기크루징을 떠났을때..
해안절경에 취해 자꾸 절벽아래로 붙다보니 연안쇄파는 뒤에서 밀어부치는데
한 두번의 결정적 자이빙(jibing) 찬스밖엔 남아있지 않았다는걸 스키퍼가 깨달았을때의 그 긴박감..
요트가 뒷바람과 파장이 긴 뒷너울을 받으며 써핑을 하는 상황에서,, 선수선저가 깊은 보트가 그 상황에선 조종성 면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나는 경험으로 알고있다.
해안절벽 코앞에서 마지막 자이빙을 무사히 마치고,위험수역을 벗어났을때, 품속에서 꺼내 피운 담배 한 대의 맛은 달콤했다.
소요유 캣이라면 그런 절박감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이다.
뒷바람 뒷파도의 써핑상황에서, 선수를 들어 올려주기 위해 스키퍼와 크루가 최대한 선미쪽으로 앉아야 할 필요성도 줄어 들 것이다.
선저의 록커(rocker)가 큼으로써 발생할 파운딩(pounding,선수선저 충격)의 영향은 무시 하기로 했다.
이 요트는 둘이서 단촐하게 몰고 나갈 일이 별로 없어 보이고..
세일링교육을위해 두 셋은 데리고 나가거나 아니면
바베큐용 통돼지를 싣고, 캠핑을 위해 장비와 식량을 잔뜩 싣고 섬으로 가는데 사용할 딩기로 쓰일 가능성이 많다......//
나도 여분의 배수량을 확보하는것은 신경 끄고 싶고 ,오직 성능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다.
광폭(beamy)의 딩기를 설계해 놓고 보니,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런 딩기도 한척은 있어야 한다.
(아래 사진은 김용수 회원의 11피트 딩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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