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남해로 가는길에는 늘 하동군 진교를 지나게 된다.
진교의 발꾸미 마을을 지나다가
삭아가는 목선 한 척을 발견하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를 세웠다.
(어쩔수없는 배목수의 센티멘탈이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조간대(潮間帶)의 한적한 해안에
홀로 버려진 목선 한 척이 삭아가고 있었다.
목선은 낡을만큼 낡아서...
선주는 오래전에 선체 바깥을 frp로 라이닝을 했는데도,
그 마저도 수명을 다해 배를 포기했는가 보다.
이물과 고물의 비우 구조를 보면
전통 한선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외판이 카벨(carvel)플랜킹 방식으로 바뀌었고
가룡목 대신, 니(knee)와 플로어(floor)재로 선체골격을 유지하는..
어릴적부터 늘 보아오던 전근대적 형태의 목선이다.
저 목선과, 저 배의 주인인 어부에겐 얼마나 많은 사연이 담겨 있을까?
세월속에 삭아가는 모든것들은,, 아름답고도 아련하다.
목선이여 편히 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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