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모형

Tug boat(예인선)에대한 미련.....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6. 5. 3. 00:04

오늘 tug보트 한척의 모형 몰드를 앞에두고 깊이 고민했다.

이걸 한번 만들어봐?

요즘 눈코뜰새없이 바쁜판이라, 선체를 뽑아놓더라도 만들 시간이 있을지...

일단 몰드에 겔코트는 칠해뒀다.

판단은 나중에...일이 한가해지면 그때가서 결정하리라.

 

오후에 형님이 이 tug의 사진을 갖고왔다.

도면상의 선체형상은  그럭저럭 참아줄려고 했는데, 실제 운항중인 사진을보니 실망이다.

 

세상이 변했다.

tug도 변했다.

이 tug는 설계년도가 2001년이다.(고객의 정보이기때문에도면을 스캔해서 올리지 못하겠다) 

최근에 설계된것이라 봐도 될것이다.

길이가 60미터나 되는것이니, 우리가 감히(?) 접할수있는 tug는 아니다. 

모래나 석재를 잔뜩실은 바지선을 끌고있는 일반적인 예인작업용 배가 아닌거 같다.

좀더 특수한, 대형상선용의 harbor tug 목적으로 운항할 예인선처럼 보인다.

소방정으로도 사용할수 있게끔 되어있다.

 

tug가 대형급으로 가면, 선저가 평저형이 된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아주 깊은 V형 선저형상을 tug의 특징으로 알고있지만... 대형급 터그가되면...

예인능력 향상을위해 大구경 프로펠러의 심도를 깊이해야된다는 (그래서 소형급 터그는

흘수를 깊게하기위해 방형계수를 줄일수밖에 없다)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평저형 바닥인데도 배의 흘수는 4미터가 넘는다! 뭘 고민하겠는가.

2600마력(축마력) 2기의 갑빠 빵빵한 놈이다.

 

내가 이 tug선의 모형만들기에 미적거리는건 바로 평저선형이라는데 있고...정말 멋없다...

그리고, tug하면 떠오르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느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우리 형님이

납품하기위해 먼저 만들거니까, 나는 그거보고 마음에 들면 따라 만들것이고 ..아니면

그만둔다.ㅎㅎㅎ)

 

Tug!!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란 대략 아래와 같다.

 

팽이처럼 깊은 v형 선저에, 앞쪽으로 기울어진 조타실 창문, 갑판 안쪽으로 기울어져 들어오는 불워크(물론 위 그림의 터그는 선수쪽 불워크는 안쪽으로 기울어져있지 않다, 아쉽게도..), 

느리지만 우직하고 강한 이미지에 , 그 느림 만큼이나 어딘가로 향해가는  끝없는 노스탈쟈를 느끼게 해주는 배다.

 

뱃전에 fender(방현재)로 주렁주렁 폐타이어를 매달고, 앞뒤로는 자루걸레의 천과같은 면 펜더를 늘어뜨리고 어딘가로 끝없이 천천히  가고있는 tug를 보느라면 , 살아있는 한마리  야크를 보는듯한 착각이 든다.

 

느리기에 오랫동안 보는이의 시선속에 머물고, 그래서 그 사람의 마음속에 머물러 버리는 배.

Dave Gerr는 그래서 tug를 이렇게 표현했다.

"A Tug at the Heart Strings"

 

나의 심금(心琴)  현줄에 묶인 배....늙어서 배 한척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tug를 선택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