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선소(海馬船所)에서는

수레바퀴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7. 7. 15. 00:05

아는사람으로부터 엉겁결에 맡아서 만들게된 수레바퀴다.

어찌나 크고 무겁고 육중한지 진땀을 뺐다.

 

 

별로 돈은되지 않았다.

겨우 인건비가 나올까말까 까딱까딱하는 수준이었지만, 수레바퀴란 워낙 재미있는 아이템이라

이번참에 맛이나보자고 흔쾌히 수락했다.

내돈을 써가면서는 결코 만들어볼수없는 물건이 아닌가? 이런 아이템앞에선 약해진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최초로 수레바퀴가 발명되었을때는 당근,,바퀴살이 없었겠고(아래 그림)...

바퀴살을 이용하여 구조적 효율을 극대화한 인간의 지혜앞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레바퀴제작술이 얼마나 중요한 기술이었으면 고구려 벽화에 수레바퀴제작의 신(神)이 그려져 있을까?

한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고대 전차전의 핵심부품이었고, 그 나라가 몇승(乘)의 전차를 가졌느냐로 국력을 가름하는 시대도 있었다......

 

 

내가 어렸을때 (70년대 초반)에는 목제 수레바퀴는 이미 현역에서 물러난 뒤였다.

우리집 소달구지에는 트럭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으며, 우리 옆집(당숙네)에는 현역에서  은퇴한

참나무로만든 수레바퀴 하나가 처마밑에 보관되고있었는데 나는 그놈을 볼때마다 갖고싶어

침을 질질거렸다.직경이 1미터는 될법한 대단히 잘생긴 수레바퀴였다.

그 수레바퀴는 수년을 쓸쓸히 그 자리를 지키고있다가  결국 서울에 살고있던 아들이 거실장식용으로

가져갔다 한다.

(어느해인가..늘 빈집으로 남겨진  옆집에 갔을때 수레바퀴가있던 자리가 허전했고, 나는 훔칠 용기(?)를 갖지못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지금 수레바퀴를 만든것은 내가 어릴적 가져보지못했던 미련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수레바퀴를 만들줄알면 조타륜(ship's wheel)을 만들줄도 알게되고, 물레방아나 수차,

외륜선(外輪船)의 휠까지 만들수 있을것이다.

이걸 만들면서 꼭 한번 만들고싶은 아이템이 생각났는데...그건 '군대 고참의 수레바퀴'이다.

군대고참이 수레바퀴가 네모나다고 말하면  네모난거다.

그래서 나는 군대고참의 말씀을 증명하기위해 네모난 수레바퀴를 만들어서 거실 다탁으로

쓸 생각을 하고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