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풍선(風船) 잡설

1. 가지 못한 길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7. 12. 6. 01:05

나는 사회생활을  frp조선에서부터  시작했다.

90년도 당시에도 국내에는 목선(어선)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몇군데 있었고.

배목수들은 일거리가 뜸 하긴 하지만 완전 폐업에 이르지는 않았다.

목선 건조는 멋있고, 기술 다우며, 재미있어보이는 일인데도 frp기술로 지원한 이유는...

목선이 이미 시대적으로 사양화하고있는 분야임에비해, frp조선은 새로이 부상하는 분야였기 때문이기도하다.

전적으로 재료나 신소재 기술에대한 호기심만이 나를 frp조선으로 끌었던것은 아니고, 목선 기술 습득을 기피한데는  

그 뭔가의 찜찜함이 있었다.

그것은 괴퍅스럽게도...

목선 기술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왜 목선을 기피했는지에대해, 나와 동기가 같은 사람을 여태 만나보질 못했다 ㅋㅋ)

 

내가 당시에 느낀 한국 목선(어선)의 정체성은..

1. 식민지 잔재로서, 우리의 전통 한선(韓船)과는 완전히  단절된 일본 목선및 일본기술의 아류다.

2. 따라서... 배워봤자 기술에대한 정통성과 자부심을 평생 가질수없고, 사장될수밖에없는 운명의  기술이다.

3. 어차피 덮어버려야할 부끄러운 역사적 잔재인데, frp조선이 등장했으니  새로운 단계로 도약해버리는것이 더 낫다.

나는 이렇게 목선기술의 정체성 문제로 이 분야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