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바다와 배

신밧드(Sinbad)의 배...다우(Dhow)船.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8. 1. 10. 01:17

 

 신밧드가 지중해식 캐랙(carrack)범선을 타고 모험을 떠난다는건 말이 안된다.

당연히 아랍인의 배인,  다우(dhow)선이어야 그림이 된다.

그러나 헐리우드 만화에 등장하는 신밧드는 정통 다우선을 타고나온 경우가  전혀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위의 그림은...

신밧드가 타야 할 아랍의 다우선이다.

소박하고 수수하게 만들어진 선체, 거대한 라틴(lateen) 세일, 장대한 야드(yard), 단순한 런닝 & 스탠딩 리깅....

그러나 위의 다우선은 상당히 현대화된 다우선이다.

바우스프릿(bow sprit)이 설치된것은 서양범선의 영향을받은 흔적이고,

플랜킹을 철못(鐵釘)으로 고정하는것도, 서양 아니면 정화(鄭和)의 남해원정 정크선에서 영향받았는지 모르겠다.

오리지날 다우선은 봉합선(縫合船, stitched)이었다.

봉합선은 홍해,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 도서, 베트남등에서 사용되던 공법이다.

오늘날 소형 보트제작 공법에서 애용되는 stitch &glue공법의 최초 창안자들은 아랍인들이었다고 할수있다.

그들은 야자열매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로  야자나무 플랜킹을 얼기설기 엮고 방수처리했으며,

오늘날의 눈으로 보자면 허접하고 엉성하기 그지없을 배인데도 그 아득한 옛날에 저 먼  홍해에서부터 동방의 끝

신라땅까지 항해했다. 

마치 때를 아는 철새처럼, 그들은 인도양의 몬순(monsoon)에 의지하여 그 먼 뱃길을 오고갔지만, 해상 실크로드의

주 운송수단이 봉합선체였다는것은 차마고도(茶馬古道)만큼이나 장쾌한 도전과 모험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