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뉴질랜드의 유니텍(Unitec)에
보트빌딩(boat-building) 유학을 가려고 수속을 밟는 동안
나는 인근의 TIG용접학원에 등록하여 2개월 정도 용접을 배웠었다.
기술지도를 하던 용접학원 원장 왈: "내가 기술세계에서 오랬동안 봐 온 바로는
깍아먹는 기술(즉 밀링이나 선반등등..)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는
붙여먹는 기술(ex:용접)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잘 살더라
그러니 용접을 배워두면 좋을것이오"
깍아먹느냐, 붙여먹느냐의 사물의 현상이나 행위를 보고,
그 결과까지 관련지어버리는 재미있는 농담으로 기억한다.
......
이제 날씨는 따뜻해졌고
카약을 한 척 갖고싶어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깎아먹는' 작업부터 들어간다.
1년여를 잘 말려 둔 일본산 삼나무로 졸대(스트립)를 가공했다.
약 90여개의 졸대를 만들었는데,
오목면 가공하는데만 저 정도로 개미집처럼 톱밥이 쌓인다.
볼록면 가공까지 포함하면 저보다 2배의 톱밥이 나오고,
원형톱에서 켜는 작업에서 발생하는 톱밥과,
자동대패에서 두께고르기 대팻밥까지 합한다면..
졸대보다 톱밥 대패밥의 양이 더 많이 나온다.
원장의 말이 맞다.
깎아먹는 기술은 돈이 안된다.
그래서 이제부터 슬슬 '붙여먹는 기술'로 들어가야 한다.
카약작업대(스트롱백)을 만든다.
스트롱백 위에 카약의 스테이션몰드를 세워 정렬하고
내일부터는 짬 날때마다 졸대를 하나씩 붙여나가는 작업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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