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선소(海馬船所)에서는

깎아먹고 사는 인생/ 붙여먹고 사는 인생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6. 3. 30. 23:44


20여년 전..

뉴질랜드의 유니텍(Unitec)에

 보트빌딩(boat-building) 유학을 가려고 수속을 밟는 동안

나는 인근의 TIG용접학원에 등록하여 2개월 정도 용접을 배웠었다.

기술지도를 하던 용접학원 원장 왈: "내가 기술세계에서 오랬동안 봐 온 바로는

깍아먹는 기술(즉 밀링이나 선반등등..)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는

붙여먹는 기술(ex:용접)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잘 살더라

그러니 용접을 배워두면 좋을것이오"


깍아먹느냐, 붙여먹느냐의  사물의 현상이나 행위를  보고,

그 결과까지 관련지어버리는 재미있는 농담으로 기억한다. 

......

이제 날씨는 따뜻해졌고

카약을 한 척 갖고싶어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깎아먹는' 작업부터 들어간다.

1년여를 잘 말려 둔 일본산 삼나무로 졸대(스트립)를 가공했다.



약 90여개의 졸대를 만들었는데,

오목면 가공하는데만 저 정도로 개미집처럼 톱밥이 쌓인다.

볼록면 가공까지 포함하면 저보다 2배의 톱밥이 나오고,

원형톱에서 켜는 작업에서 발생하는 톱밥과, 

자동대패에서 두께고르기 대팻밥까지 합한다면..

졸대보다 톱밥 대패밥의 양이 더 많이 나온다.

원장의 말이 맞다.

깎아먹는 기술은 돈이 안된다.


그래서 이제부터 슬슬 '붙여먹는 기술'로 들어가야 한다.


카약작업대(스트롱백)을 만든다.



스트롱백 위에 카약의 스테이션몰드를 세워 정렬하고


내일부터는 짬 날때마다 졸대를 하나씩 붙여나가는 작업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