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든 카약에 그물주머니를 설치하기 위해
먼저 대나무로 그물바늘부터 만들었다.
나에겐 청춘시절부터 너무나 익숙한 물건이다.
수산계고등학교 학생들의 가방속에는 늘
그물바늘과 실, 로프를 스플라이싱(splicing)하는데 필요한 스파이크가 필수적으로 들어있었다.
매일 그물을 짜고 수선하느라 중지와 약지의 손마디는 실에 쓸려 상처가 아물날이 없었다.
하얀 폴리에스터나 면실, 또는 나일론실로 짜 나가는 막매듭 그물에 군데군데 묻어나오던 피의 얼룩들과
실이 덜 아문 상처를 훓고 지나갈때의 쓰리고 아렸던 고통마저 이젠 희미하다....
고교 이후, 정말 수십년만에 그물바늘을 만든다.
대나무를 쪼개는데는 나타(鉈. 일본식 일자형 손도끼)를 사용하면 편하다.
자신이 짜고자(혹은 수선하고자)하는 그물코의 사이즈를 고려하여
대나무 조각의 폭을 결정한다.
그물코 사이를 매끄럽게 통과하기 쉽도록 대나무 표피부분이 이용되므로,
대나무 속살은 깎아 버리고 두께 2mm 정도의 얇은 판을 만들고, 바늘의 형상을 그린다.
드릴로 끝단부에 구멍을 뚫어주고,
중간부는 끌이나 칼로 파낸다.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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