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tbuilding Tools

먹통...목수의 사치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6. 12. 18. 15:44


목수들이 자기 집의 가구를 고급목재로 호화롭고 장식적으로 만드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다들 자기집의 가구는 기능에만 충실하게 심플하게 끝낸다.

아마 그것조차도 미루고 미루다가,부인들과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뚝딱 끝내야 했을 것이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사람 사는게 니나 내나 다 비슷하다.


목수들이 순수하게 자기자신을 위해 만든 작품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

생계유지라는 일 순위의 목표 때문에 자신을 위한 물건은 늘 뒤로 밀려난다.


목수의 자기표현과 자기만족을 위한 아이템으로서

서양의 목수들은 공구수납장(tool chest)를 주로 만든다.

좋은 나무로 온갖 기교를 화려하게 과시한 공구수납장은

고객이나 목공계의 기술자들에게, '나 이쯤 되는 기술자요'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물건이다. 말이 필요없다.


일본의 목수들은 공구수납장이나 공구통을 화려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고 한다.

그것은 재료와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하여, 공구통은 최대한 간단하게 제작한다.

대신, 그들의 자기만족을 위한 사치아이템은 먹통이다.

먹통에 조각을 넣고 온갖 기교를 부려 자기기술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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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빌더가 된지 26년만에 처음으로 먹통을 만들어 보았다.

손에 쏙 들어오는 신식 플라스틱 자동먹통이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고,

현장에서도 자동먹통을 쓰고 있지만,,나도 사치 한번 누려보고 싶었다.

진정섭 목수님이 먹통 만드는데 쓰라고 살구나무와 타래(wheel)를 오래전에

보내주신게 있어서, 하루만에 금방 만들 수 있었다.




손에 잡기 쉬우라고 꼬리를 치켜 든 향고래를 깎았는데

사용 중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고..

다음에 만든다면 꼬리를 내린 향고래로 만들고 싶다.


길이: 24cm,

폭: 10cm

재료: 살구나무

마감: 먹물칠 후, 콩기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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