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선소(海馬船所)에서는

from a bare hull........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6. 9. 21. 01:37

 

배는 선격(船格)을 갖고있다.

배는 완공되고난 후 이름을 가지며, 사람의 인격과 마찬가지로

세상속의  존재로서의  가치를 부여받는다.

배가 흘러가는 세월속에서,, 이름(격)으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방식은

때론 우습기까지 하다.

 

이런 배목수들의 농담이 있다.......

 

늙은 배목수가 젊은 배목수한테 자기의 망치 자랑을 했다.

"이 망치는 내가 50년동안 써 온 망치야!"

"와~그래요? 정말 대단한 망치인 거삼.."

"응 그렇지. 그동안 망치머리는 세번을 갈았고, 자루는 다섯번을 갈았다네"

".................."

 

배가 존재로서의 격을 유지하는것은 위의 유머처럼

망치머리든, 망치 자루든, 둘중 하나는 실존해야만 한다.

둘다 한꺼번에 잃어버리는경우(침몰,폐선처리,..) 배라는 이름을 가진 격(格)도 소멸한다.

배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위해선  틈틈이 환골탈태를 해야하는데

그건 주로 프레임과 외판의 교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외판이 삭아 교체해야할땐, 프레임이 배의 선격을 유지하는 보루가 되어주고,

프레임이 삭으면, 남아있는 성한 프레임, 용골과 외판이 배의 선격을 유지시켜주면서

수십,수백년의 생명을 이어가는것이다.(배목수 망치의 농담처럼...) 

그럼 배가 완전 소멸되는경우는?

대개는 배의 호종(fog bell)을 그 배의 상징적 대상으로 여겨, 소중히 간직하며

추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