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보트웍스

도끼자루를 깎다가.. 이왕 하는 김에 도끼 선반까지 만들어 버렸다. 사무실의 파티션 중에서 가장 서늘한 파티션이 아닐까 싶다. 책상위의 어수선함이 (도끼들의 어수선함에 의해) 거의 완벽하게 가려지는거 같다.ㅠㅠ .....무기의 그늘에서 우리는 일한다.

정말 덥다. 에어콘이 설치된 사무실에 있다가, 문을 열고 공장으로 발을 딛는 순간...헉 하는 열기가 느껴진다. 일하기가 겁난다. 다시 사무실로 들어온다. 그동안 도끼머리만으로 책상위에 장식용으로 올려져 있던 풀턴 스페셜 도끼에 자루를 달기로 한다. 주말의 시원한 사무실에서... ..

다뜻한 화목난로 옆에서 뜨거운 커피에 담배 피워가며 자귀날이나 갈고, 새 자루나 깎아서 끼우는것도 배목수의 멋진 겨울일상사 중에 하나겠지만 .. 그보다 앞서 해야할 일이 있다. 찬 겨울바람 쌩쌩부는 공장 문 밖에 나가서 콧물 질질 흘려가며 그라인더로 녹을 벗겨내고 탁상그라인..

오랜만에 겨울비 내리시고 날씨는 포근한게.. 일 제쳐두고 땡땡이 치기엔 더없이 좋은날이다. 날에 이빨이 빠졌거나 녹이 슨 도끼들은 다시 갈아 날 세우고, 자루가 없는 것들은 새로 자루를 만들어 끼웠다.

이영출선생은 7개의 뱃밥끌(배의 방수를 위해 널과 널 사이에 뱃밥을 칠때 사용하는 특수끌)을 가지셨는데, 2개는 자루가 없고, 수십년간 녹에 쩔어있어서.. 자루가 없는것에는 새 자루를 달고, 녹을 제거하는 청소를 했다. 나머지 끌 종류들도 녹청소를 하고, 자루가 없는것은 새로 달았..

전부터 늘 밀끌(slick) 한 자루를 갖고싶었다. 이영출선생의 공구를 인수해 올때 폭 55mm의 넓은끌이 자루 없이 날만 남아있는게 들어있었다. 저것을 밀끌로 개조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특대 사이즈의 기성품 끌자루를 주문해 놓았었다. (끌자루는 단지 2개의 갱기를 얻기위해서 구입한 것일..

대추나무 가지를 얻은게 있어서 날만 있는 자귀에 자루를 만들어 끼웠다. 대추나무가지는 여러각도로 휘어있어 먼저 히터위에 얹어 뜨겁게 굽고 클램프로 물려 대강 직선으로 폈다. 자루가 들어갈 부분을 끌로 가공하여 자귀의 날물을 끼웠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날의 각도가 내 발에 ..

톱 녹청소를 하다가.. 녹이 슨 세월감이 그냥 좋아서 녹제거를 하지 않고 분필로 그려 쓴 해마보트웍스 간판.

톱에대한 나의 애착은 깊고 크다. 초등학교부터~대학까지,겨울방학이면 산에서 나무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는데, 지게에 도끼 하나와 낫 한 자루, 톱 두 자루를 얹고 산으로 들어간다. 작은 나무를 벨땐 아담한 작은 톱으로, 큰 나무를 벨땐 길고 묵직한 큰 톱으로.. 장작의 길이는 ..

배목수에겐 없어선 안될 큰붕어톱.. 전부터 외날 큰붕어톱 톱날을 4개 갖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자루를 만들어 톱을 완성했다. 오동나무 자루를 만들고 싶었지만, 오동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옻나무로 자루를 만들었다. (왕산님이 시영君에게 몸보신용으로 쓰라고 보내준 참옻나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