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man들중 1980년대까지 중형 어선이나 그와 비슷한 크기의 배를탔던 사람들은
나무로 만든 타륜을 돌려본 기억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 시절에도 이미 대형선들은 유압 스티어링 장치를 사용하고 있어서 타륜도 직경 30센티정도로
자그마할 뿐만 아니라, 조타효율도 극히 우수해서 타륜을 조금만 돌려도 선회나 변침이 가능한,,,
거의 게임기의 조이스틱을 다루는 기분으로 조타를 했다.
그런데 나는 정확히 1982년 고3때 나무로 만든 타륜을 잡고 조타당직을 서 보았다.
내가 우리학교 실습선(약 50톤급의 저인망어선)을타고 실습 어로(漁勞)항해를 다녀온후, 몇달후 새로운 실습선(유압 조타장치)이 건조 진수되면서 옛 실습선은 폐선이 되었다.
말하자면 나는 목제타륜으로 키잡이를 해본 마지막 세대인 셈이다.ㅋㅋ
<사진:정말 잘 생긴 타륜이 아닌가??
요즘들어 저놈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타륜의 바퀴살인 spoke를 wood turning으로 깍아낼
고민들을 하고있는 참인데,, 목선반도 없고, 우리공방의 금속용 선반으론 저 spoke길이를
가공할수가 없다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위의 사진에선 spoke가 8개짜리의 작은 타륜이지만, 내가 잡았던 실습선의 타륜은 직경도 1미터가 훌쩍 넘는것이었다.
태어나고 처음으로 잡아봤던 타륜은, ,,영화에서처럼 여유있고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무지하게 바삐 돌려야 한다....
유압식이아닌 ,,와이어와 체인의 배력식 전달장치라서 좌현전타(hard port)에서 우현전타(hard starboard)로 대각도 변침이라도 할라치면 타륜을 죽어라고 돌려야한다.
최대타각까지 돌리려면 타륜을 몇바퀴를 돌려야하는지 지금은 기억할순 없지만, 대략 대여섯바퀴는
돌려야 했던거 같다.
영화에서처럼 ,,미적거리고 께작거리며 돌렸다간 등뒤에 서서 지켜보던
선배 항해사의 갈쿠리(자갈치 시장 같은데서 생선궤짝 찍어 옮기는 휴대용 갈고리를 보았을 것이다.)가
호통과 함께 생선 대가리 찍듯 뒤통수에 콕 찍힌다.
(아무리 실습 어선이라지만 실습항해사를 생선 다루듯 하다니...으~~)
과감하고 빠르게 타륜을 돌려야하며, 배의 선회 관성을 잘 파악하여 적절히 타를 풀어주거나
혹은 반대쪽으로 타를 써서, 지시하는 침로에대한 damping을 최소로 할수있기까지 숙련되려면
생선 대가리 신세가 된 나의 뒷통수는 무수한 갈고리질을 당해야 했다.
목제타륜과 배력식 조타전달장치에 능숙해지고나면..이거야말로 키잡이의 재미와 멋이란걸 안다.
나는 그 실습선을 마지막으로...그 이후부턴 유압식 작은 타륜만을 잡아보게 되었지만
별로 재미도 없었고 시시했다.
나를 목제타륜 시대의" The Last Quartermaster"라고 불러다오~!!
ps:
타륜은 18세기 중반경부터 최초로 선박에 채용되는 조타장치이다(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따라서 18세기 이전의 선박에 타륜을 적용한 그림이나 모델들을 본다면 ,,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8세기 이전은 ..틸러(tiller)로 직접 조타하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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