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좀 웃기다.
잘 설계된 이 수조시험선 보트모형은 선저에 특수한 어펜디지(appendage)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나의 직업적 추측으로... '고객의 비밀'에 해당될 소지가 많다. 그래서 스프레이 뽀샵 처리했다.
대형선에서 흔히 채용하는 구상선수(bulbous bow)가 이제 중,소형선에도 적극적으로 적용되고있다.
우리나라의 frp 중,대형 보트에 구상선수를 달기 시작한것은 햇수가 제법 되었다.
내가 조선소에서 일하던 90년대 후반, 20톤~30톤의 frp어선에 구상선수를 다는것을 흔히 볼수있었다.
frp어선중에서 20톤 이상이라면 대형 frp선에 속한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5~10톤의 중, 소형 frp어선에도 상당수가 구상선수를 달고있었으며, 그래서 일본의 유행이 한국에도
불어온것으로 여겼다. 나는, 당시에는 중, 소형 어선의 구상선수 채용은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했다.
대부분의 어선이나 보트들은 활주형 선형을 가졌으며, 고출력의 엔진으로 활주속도 영역에서 주로 운항하고 다녔는데
굳이 벌브(bulb)를 달아서 마찰저항을 증가시킬 필요가 뭐있겠냐고 생각했다.
벌브의 가장 큰 역할은 조파(wave-making)저항의 감소인데, 활주정에 있어선 활주이전의 극히 짧은 영역에서만 조파저항의
영향을 받을뿐, 대부분은 마찰저항과 바람저항, 그리고 고속 활주시의 비말(spray)저항의 영향을 받는다.
벌브로인한 수선장 길이 증가로 활주시의 종안정성을 증가시켜주는 장점은 있겠지만, 어차피 중형 frp보트급만 되어도
배수량이 상당하기때문에 트랜섬 부근의 활주면으로만 활주하는 완전 부상(浮上) 활주를 하지는 못한다.
즉, 중형급 이상의 보트라면 활주시의 수선장길이는 확보된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벌브는 군더더기일 뿐이라는게
당시 나의 결론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변한것같다.
나는 위 수조시험선의 담당자를 만나보지 못했고,
수조시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지도 못한다.
다만, 수조시험선을, 벌브가 없는것과 있는것 두가지 상황으로 시험할수있게 모형을 제작해달라는 의뢰만 받았다.
모형을 제작하면서 여러가지 추측들을 해보았다.
혹시 이 실험의 가장 큰 목적은 '운항의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진것이 아닐까?
즉 '에너지 절약형 보트' 일본애들이 말하는 '성(省) 에네르기 보트' !
보트는 운항중 항상 활주만 하는것은 아니다.
저속, 예인, 중속, 고속~활주..등등의 운항의 전 영역(운항의 전 영역에서 보면 조파저항의 영향을 받는 기간이 상당히 길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그러한 전체적인 다양한 운항속도영역에서
벌브가 있는것과 없는것중 어느쪽이 더 저항이 적은가(즉, 에너지가 절약)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유가 등으로인해 운항경비 절약이 절실해진 지금 시대에...
나의 추측이 적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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