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tbuilding Tools

이영출(李永出)선생의 수공구 유품을 물려받다.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5. 11. 3. 22:29

 

배목수 이영출 선생께서는1990년대 초반, 연세가 70이 넘어

은퇴를 하시면서 큰 나무박스 기준, 4박스 정도의 공구들을 남기셨다.

수백점에 이르는 선생의 다양한 수공구들을 나는 그때 다 보았다.

모든 공구들을 행여 녹이라도 필까 하나하나 콩기름 먹인 종이로 정성껏 감싸서

박스에 차곡차곡 담아놓으셨다.

여러개의 대패와 자작하신 두어개의 대팻집.

서너개의 먹통도 있었는데, 손수 구름문양을 조각해 넣은 멋진 먹통도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끌.

배목수용의 다양한 톱들(스리아와세 기법으로 톱질하기위해 특별히 제작된 톱).

정말 탐이 나던 묵직한 도끼와 망치들.

낚시바늘처럼 구부러진 나무자루를 가진 배목수용 짜귀...등등

평생을 배목수로 살아오시면서 분신처럼 소중하게 아끼셨을

그 공구들이 지금은 대부분 없어졌다.

 

좀 더 세월이 지나면 몇점 안 남은 공구들마저 없어질까 걱정되어

나는 엊그제 경남 고성에 사시는 김병인 선배님에게 전화를 하여

이영출선생의 유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아보았고,

그 공구들을 내가 보관해도 좋은지 여쭈었는데..

소중함을 아는 사람에게 가게되어 다행이라며 선배님은 흔쾌히 승락하셨다.

그날로 일 끝나자 마자 바로 고성으로 달려갔다.

 

 

약 70여점의 수공구를 물려받았는데,

굽은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고..frp보트조선소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 공구들이었기에

그나마 이거라도 남아있을수 있었던 존재들이다.

정말 다행인건.. 9개의 배목수용 턱받이끌(쯔바노미)이 약간만 녹이 슨 상태로 

짱짱하게 보존되었다는 점이다.

 

수공구들을 책상위에 펼쳐놓고 절을 올려 돌아가신 선생에 대한 예를 갖추었다.

 

내일은 공구들을 벽에 걸 수납장을 만들고, 시간나는대로 날물들을 갈아 세우고

공구손잡이에는 콩기름을 먹이고자 한다.

 

소중한 공구들과 연을 맺게 해주신 선배님께 거듭 감사드리며,

잘 손질하여 다시 살아있는 공구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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