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잡담

네안데르탈人 수준의 보트설계 1......."SOYOYU Tender"

어니스트 해마선소 2006. 7. 2. 01:08

아주 작은 보트를 갖고 싶었다.

이미 연식이 10년이 훌쩍 지난 나의 엑셀 승용차위에도 실을수있고,

보트 타는 시즌이 끝나면 아파트 베란다에 들여놓을수 있고,

마누라의 도움없이도(힘에 관한한 전혀 도움을 기대할수 없다) 혼자서

적재와 운반이 가능한 무게의 rowing boat겸 세일링 딩기를 설계하기로 했다.

 

늦은밤에 베란다에가서 줄자로 천정의 높이를 측정하고

아파트 현관문과 계단통로의 폭을 재는 궁상맞은 짓을 한 끝에

주요칫수를 잡을수 있었고,

아이 하나가 딸린 우리식구 세명이 탈수있도록 배수량을 정한후

선형설계에 들어갔는데....................

 

드래프팅 도구들부터 엉망이다.

오랜만에 로터링펜으로 그려볼까해서 펜을 꺼내니, 안쓴지 칠팔년이나되어

이미 관이막혀 냄비에 삶아도 뚫리지가 않는다.....로터링펜 포기.

 

마일라필름은 몇달 전, 카누설계하면서 마지막 남아있던 한장을 다 썼다.

다시 구석구석 뒤져보니 두어장이 있긴하다. 그런데 거기엔 , 옛날 조선소에서 일할때

설계해 두었던 선외기와 스턴드라이브 어선도면이 그려져 있었다.

혼자 기거하던 헛간같은 허접한 조선소 숙소, 겨울의 혹한속에서,..

밤이면 내년봄에 출시할 신모델을 설계하는것으로 희망의 불씨를 삼던

옛날의 추억에 빠져들었다.

두장의 마일라필름을 얻기위해, 옛 추억이 묻어있는 어선 두척의 라인즈를 차마

지우개로 밀수가 없었다.........영면(永眠) 하시라, 두척의 어선이여.

 

꿩대신 닭이라고,트레이싱지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나는 습도에 민감한 트레이싱지를

정말 싫어한다), 몇년을 베란다에 방치되어있던 트레이싱지는 우글우글 변형되어

제도대 위에 전면이 밀착되지도 않았다.

그래도 그중 상태가 가장 좋은부분만 잘라내어 썼는데, 사진에서 보는바와같이

가장자리 부분은 아직도 평평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