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23

지게... 청춘

아파트 뒷산에도 가을이 깊어간다. 산(山)바람에 낙엽 말라가는 향이 짙게 묻어 풍겨오면서 부터 시골에선 슬슬 나뭇짐을 하기 시작한다. 굵은 잡나무들을 톱으로 잘라 도끼로 쪼갠 장작, 낙엽을 갈쿠리로 긁어모은 갈비(깔), 어린 잡나무 줄기와 억새를 낫으로 베어 묶은 푸서리, 소나무의 죽은 가지를 나무 타고 올라가 잘라 낸 아장가리, 벌채된 나무의 그루터기와 뿌리를 괭이로 파고 도끼로 쪼갠 껄팅이, 등등이 나무일의 주요 대상이다. 어린이나 여자애들은 솔방울을 주워 둥우리에 담아오곤 했는데, 다 큰 남자가 둥우리에 솔방울을 주워 모으는 것은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지게를 질 줄 알아야 한사람의 일꾼으로 인정을 받는데,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면 대개 지게를 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좀 작은 지게를 지거나 혹은 어른..

시골살이 201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