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바다와 배

나의 마그네틱 콤파스... Can Dead Men Vote Twice ?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1. 10. 5. 01:26

 

요놈을 들고 아침에 출근하니 다들..

'저 녀석이 아침부터 웬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오냐?..'라고 생각했단다.

 

무게가 4kg에 가깝게 묵직해서 그렇지, 이것은 휴대형 마그네틱 콤파스다.

 

 

휴대형의 콤파스라서 그런지 케이스의 앞쪽에는 튼튼한 디귿자형 걸고리가 달려있다.

콤파스는 윗덮개와 아랫덮개로 보호되는데,

윗덮개에는 콤파스카드를 들여다 볼 수 있게 유리창이 달려있다.

유리창의 주변에는 튼튼한 손잡이가 달려있고, 그 옆에는 조명기구를 설치하는 작은 굴뚝이 있다.

이 콤파스의 제작연도는 1979년으로 찍혀있는데,,

그 시대라면 전기조명이 일반적일 텐데,,굴뚝의 덮개에는 그을음이 남아있는걸로 봐서

촛불을 켠 적이 있었던거 같다.

그래서 나도 촛불을 켜 봤다.

 

콤파스 카드를 읽는데 전혀 지장없을 정도로 밝다.

그렇지만 장시간 켜 둘 경우, 굴뚝이 뜨거워 손을 댈거 같다..그래서 소등(消燈) !

역시 이것은 비상용의,( 예를들면 구명정으로 긴급 퇴선할때 싣고가는) 콤파스로서

전기를 사용할수 없는 조건에서도 야간에 방위를 읽을수 있도록 제작된거 같다.

(즉 평소에는 쓸 일이 별로 없었을 것이고, 항해 비품으로만 보관되었을 것이다)

 

 

 

 

콤파스 보울(bowl)의 액체 속에 콩알만한 기포가 하나 생겼고, 액체가 갈색으로

약간 혼탁해져서 카드까지 때가 끼어있지만..액체를 새로 충전하고 카드도 청소한다면

사용에 전혀 지장은 없겠다.

짐발(gimbal, 콤파스가 전후좌우로 늘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는 두개의 링 구조)과 스탠드도

아무런 손상없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콤파스는 엊그제 사촌형님이 나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선물에 대한 답례로 나는 상선 한 척(?)을 드렸다.

사촌형님은 내가 만들어 놓은 (아래 사진의) 상선 모형이 평소 갖고 싶었던지..

식사대접도 마다하고 배를 가지셨다.^^

 

 

진방위를 주로 사용하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자침방위( 磁針方位)개념은 현실에서 사용 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마그네틱 콤파스는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이 기댈 최후의 보루다.

마그네틱 콤파스를 가진 이상, 전세계의 모든 항해자들이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

방위(혹은 침로)개정 공식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Can Dead Men Vote Twice?" (죽은사람이 두번 투표를 할 수 있는가?)

 

C______

D______

M______

V______

T______

(순개정 일 때, East는 + , 역개정 일 때 West는 +)

 

아주 오랜만에 다시 외워보는 공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