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정면도를 그리기도 전에 선형이 완성되는 요트도 있다.
선체선도(Lines)의 구성을 다 갖추지도 않았는데,
나는 국제 110 클래스 딩기의 1/10 스케일 선형을 다 깎아버렸다.
그만큼 110 클래스의 선형은 단순하다.
그러나 극도의 단순함 속엔 뭔가 포스가 있다.
이것이 레이몬드 헌트(Raymond Hunt) 디자인의 파워인가?
그의 선형들에는 단순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무기같은 분위기가 있다.
일정한 호(arc)로 이루어진 라운드 선저면을 쓸어 만지면서,
'잔잔한 호수에서 중풍 이상의 쾌적한 바람을 타고, 경쾌하게 세일링 하기엔 쥑이겠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얼핏 보면 인터내셔널 카누 (IC, International Canoe) 클래스 딩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크고 넓다.
그러나 전장 7미터 30센티의 딩기 치고는 폭이 1.27미터로,,세장형(細長形)의 요트이다.
좁은 선폭으로 인해 부족한 복원력을 300파운드의 발라스트 중량으로 해결한다.
스케일 모형을 깎으면서, 이 요트 선형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대충 짐작하겠지만,,
우리네 어머니들이 베틀에 앉아 베를 짤 때 사용하던 '북'과 많이 닮았다.
.....그러고 보면 북도 배가 될 수 있다. 허긴 어릴적엔 북을 물에 띄워 뱃놀이 장난하다가 혼도 나곤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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