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귀촌 1년 그리고 백봉 오골계

어니스트 해마선소 2019. 12. 25. 02:27

 

귀촌을 한지 1년.

시골은 생명과 관련된 일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하는 일 없이도 바쁘다.

손바닥만한 텃밭에 채소와 나무를 심고

닭과 오리를 키우고..거름 주고 잡초 뽑고 모이 주고 똥 치우고..

폐허였던 이곳을 미니포크레인으로 잡초를 걷어내야 했었는데

작년 겨울과 비교하면 횅할 정도로 많이 말끔해졌다.

봄부터 어마어마하게 자라나는  잡초의 새싹들을 일일이 손으로 뽑아주었고(특히 환삼덩굴),

1년 동안 주변에 심은 나무 묘목만 해도 50여 그루는 된다.

내년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나무들은 이제 뿌리를 내렸고 내년이면 자라나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것이다.

 

눈 달린 짐승은 안키우려고 했었지만

그래도 시골생활에서 가축이 없으면 아쉬움이 있다.

지인이 갖고 온 촌닭 병아리와 인심좋은 이웃이 선물한 닭들로 18마리까지 기르게 되었다.

일 하다가 쉴 때, 아무생각 없이 놀고있는 닭들을 쳐다보면 힐링이 되기도 한다.

 

닭들 중에서도 백봉 오골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깔끔하고 하얀 부드러운 솜털로 전신을 두르고, 머리위에는 풍성한 머리털이 앙증맞다.

그 머리털 때문에 공중의 적(매, 수리) 대한 감시에 한계가 있어선지  늘 은폐물에 의존하며 산다.

성질은 생긴것 만큼이나 까칠하다.

자기가 쪼고 싶으면 가차없이 쪼아버린다.

자기보다 덩치가 큰 백아메 닭들도 백봉에겐 꼼짝을 못한다.

 

봄이 오면 인공부화기를 사서 백봉 오골계를 키우고 싶다.

 

 

 

 

                                                                  (백봉 오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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