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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을날

맑고 선선한 가을, 참 좋은 계절이다. 겨울에 대비하여 파종한 가을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고 봄에 꺾꽂이(삽목)한 30여종의 무화과들은 2미터~3미터로 훌쩍 자라나서 내년이면 무성한 동산을 이루겠다. 탯줄달고 꼬물거리던 아깽이들도 어느듯 천방지축의 장난꾸러기로 자라나 내 다리와 허벅지에 수없는 발톱의 상처를 남기도 있다. 이렇게 좋은날 지인들을 초청하여 장작불 지피고 두툼한 삼겹살 구워 소주 한잔하니 주흥으로 깊어가는 가을밤이 아쉽기만하다.

시골살이 2021.10.03

고양이 집을 만들다

아깽이를 키울때는 생후 4주 정도까지는 종이박스가 제일 편하다. 배변가리기가 안되니 적당히 쓰다가 새 박스로 교체하면 된다. 한달이 넘어가면 아깽이들도 배변을 가릴줄 아니까 고양이 화장실을 만들어 주면 자기들이 알아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고양이 집을 만들어 줘도 깨끗이 유지할 조건을 갖췄다. 바실이와 몬테, 2마리가 앞으로 어른냥이가 되어도 평생 살아갈 집을 만들었다. 직경 32센티, 길이 115센티의 잠수함 형태의 고양이 집이다. 너무 아늑한지 잠수함 안에서 둘이서 노느라 요즘 아깽이들 얼굴 보기도 어렵다

시골살이 2021.09.01

냥줍을 당하다

고대리냥이가 죽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좀 이상한 일이 생겼다. 어느날 이른 아침에 작업장 앞마당에 나가보니 동네 길냥이 암고양이가 밥을 달라고 울고 있었다. 얼마전부터 배가 부른걸 보니 산달이 가까워 보이길래 사료를 챙겨주고 있던 고양이다. 사료를 부어주고 돌아서는데 어디서 이상한 새소리 같은게 들렸다. 아이구 참말로..이 길냥이 어미가 새끼를 낳았는데, 정말 아무데나 싸질러 놓은거다. 시멘트 바닥의 약간 오목한 곳 그래서 흙모래가 고여있는 곳 마다 거의 5미터 간격으로 여기저기 새끼를 낳아놓았다. 새끼들은 흙범벅이 되어 울고있는데 더운 여름의 햇볕이 떠오르면 곧 말라죽을 판이다. 3마리를 수습하여 흙을 씻어내고 말려주었는데, 저 아래 도로가 전봇대 아래에서 또 소리가 들려 가보니 한마리가 더 있었다...

시골살이 2021.09.01

고대리냥이 떠나다

나는 지금까지 고양이가 자연사 하는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아주 어릴적부터 집엔 고양이가 늘 있었지만 그들은 잘해야 4~5년정도 밖에 같이 살지 못했다. 70~80시대 시골에선 쥐약도 자주 놓았고, 그시절의 쥐약은 2차독성이 강하여 죽은 쥐를 먹은 개나 고양이도 덩달아 죽었다. 또 신경통에는 고양이중탕이 약이 된다고 고양이 사냥꾼이 동네마다 수시로 휩쓸고 지나가서 천수를 누리다 죽는 고양이나 늙은 고양이를 볼수 없었다. // 약 한달 전 우리 수컷고양이 고대리가 고통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고통이 없다는건 녀석이 늘 병고에 시달려 살았기 때문이다. 2015년 부터 키우기 시작해서 1년은 건강하게 지냈는데, 그 이후 길냥이 새끼에게서 고양이감기가 전염되었고, 구내염으로 악화했다. 점점 심해진 구내염으로 ..

시골살이 2021.09.01

봄농사 끝~!

지난 3월 초부터 시작된 봄농사가 이제 끝났다. 약 30여종의 무화과 삽수를 삽목으로 길러내느라 어느덧 봄이 다 지나갔다. 삽목 초보의 조바심 때문에 무가온 비닐하우스에서 초봄에 너무 무리하게 키우다가 고온 피해를 입기도 했고, 물관리에 실패하여 과습과 건조 혹은 부패로 죽은 묘목들이 있긴 하지만, 거의 80% 이상은 살려냈다. 내 평생 먹을 무화과는 장만되었으니 석축사이의 틈에 30여종의 무화과를 옮겨 심었다 이제부터는 자연이 알아서 키워 줄 것이다. 그동안 무화과 삽목묘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가장 바쁜 봄을 보냈는데 이젠 좀 쉴수 있겠고 홀가분하다. 석축에 심은 품종들은 대략 ..

시골살이 2021.06.04